서울 노원구가 탄소중립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실행과 과학적 검증, 그리고 국제 협력 확대를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미니태양광 보급, 에너지제로주택 실증단지 운영, 그리고 국제 기후협력 네트워크 가입 등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노원구는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구축하며 국내외적으로 주목받는 자치구로 부상하고 있다.
미니태양광 설치사업: 10년간 1만 5천여 가구 보급
노원구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총 15,668가구에 미니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해왔다. 전국 자치구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실적으로, 총 65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설치비의 80%를 보조해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태양광 에너지의 생활화를 실현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한 해에만 5,604가구가 설치에 참여해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임대아파트 거주민까지 포함한 전체 수혜 가구는 7,889가구에 이른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사회적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에너지 복지 정책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2025년에도 베란다형 미니태양광 설비를 14가구에 추가 보급할 예정이며, 총 1,123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었다. 구는 이 설비에 대해 80%의 비용을 지원하고, 나머지 20%는 신청자가 자부담하게 된다. 이러한 참여형 정책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전환 참여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22년에는 서울시 차원의 예산 지원이 중단되며 보급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노원구는 자체 예산을 편성해 보조금 지원을 지속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이는 지방정부가 독립적으로 기후정책을 추진하는 선례로 주목할 만하다. 다만, 관계자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구 예산으로 인해 사업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사업 지속 여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 재원 확보 및 중앙정부와의 협력 확대가 향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제로주택(EZ House): 탄소배출 "제로" 실현한 미래주거 모델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에너지제로주택(EZ House)은 2018년 준공 이후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 주거 실증단지로 자리잡고 있다. 총 121세대로 구성된 이 단지는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토교통부 국가 연구개발 공모사업으로 추진된 본 단지는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사례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단지에는 고효율 단열재, 삼중유리창, 열회수형 환기장치, 지열히트펌프,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친환경 기술이 집약돼 있으며, 연간 약 400MWh에 달하는 전력을 자체 생산해 단지의 에너지 자립도를 극대화했다. 주민들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에너지 절약 실천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으며, 기술 중심의 정책이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노원구는 이 단지를 통해 주택 분야의 에너지 생산을 통한 에너지 소비 감축 가능성을 실증했으며, 제로에너지 주택 정책의 현실성을 확인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 단지를 통한 에너지 발전과 사용량 절감을 통해 서울시 내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성에 대해, 대도시 환경에서도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정책이 실현 가능한 모델임을 입증했다.
국제 협력 확대: 'RE100'과 'GCoM' 가입을 통한 글로벌 위상 강화
2025년 4월, 노원구는 국제 기후협력기구인 'RE100 도시네트워크'와 '글로벌 기후에너지 시장협약(GCoM)'에 동시 가입하며 글로벌 기후정책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RE100 도시네트워크는 전 세계 지방정부들이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협력하는 플랫폼으로, 노원구는 서울권 최초로 가입했다.
GCoM은 1만 3천여 개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방정부 연합체로, 기후변화 완화, 적응, 에너지 접근성 확보를 핵심 의제로 다룬다. 노원구는 이 협약을 통해 자치구 단위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 정책을 국제기구에 보고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받는다. 이러한 체계적인 관리 방식은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미 2023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탄소중립 선도도시'에 이름을 올린 노원구는, 국제기구 가입을 계기로 글로벌 파트너 도시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 등 유럽 선진 도시와의 정책 협력을 통해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한편, 노원구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순환을 꾀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방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국내외 연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노원구의 경험이 세계 도시들의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