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가 인천본부세관에서 압수해 보관 중이던 곡물류(녹두 등) 약 1톤을 장항습지 철새 등 야생동물의 먹이로 활용하며 탄소배출 감소와 생태계 보전을 동시에 실현해 주목받고 있다.
압수 곡물 1톤, 폐기 대신 ‘자연으로’
지난 14일 고양시 장항습지 철새 드론 급식 봉사대는 인천본부세관에서 제공한 약 1톤의 곡물을 수령해 장항습지 일대에 드론으로 살포했다. 해당 곡물은 식품으로서는 가치를 잃었지만, 식물검역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 병해충 우려가 없는 제품이다.
보관 상태와 품질이 양호해 폐기 시 불필요한 환경오염과 탄소배출, 그리고 처리 비용이 발생할 뻔했으나, 이를 야생동물 먹이로 사용함으로써 생태계를 보전하고 철새들이 양질의 먹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철새들의 낙원’ 장항습지
장항습지는 국내 24번째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재두루미와 큰기러기를 포함해 3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찾아오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고양시는 이러한 장항습지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자 습지보호지역 농민들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을 체결하여 볏짚을 습지에 존치하거나 벼를 수매해 철새들의 먹이로 제공해 왔다.
특히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본격화된 ‘장항습지 철새 드론 급식 봉사대’는 매주 2회, 한 번에 500~1,000㎏의 볍씨 등을 드론으로 살포하며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봉사대 이준석 대장은 “폐기될 곡물이 장항습지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되어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예산 절감·생태계 공존 효과 전국 확대 기대
압수 곡물을 철새 먹이로 활용하는 이 같은 사례는 비용 절감과 환경보호 효과가 커 다른 관세청과 전국 습지대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에 폐기 처리로 인한 예산 낭비와 환경부담을 덜고, 동시에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호에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양특례시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한 급식 방안은 인력과 시간을 아끼고, 생태계를 보다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와 예산 효율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와 같은 사례는 압수 물품을 단순 폐기하기보다 ‘자원 재활용’으로 연결해 예산과 환경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고양특례시는 장항습지 보전과 생물다양성 증진에 앞장서며, 향후에도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