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18.5%의 위협, SFTS와 참진드기의 계절이 왔다

전국 감시망 본격 가동… 예방수칙 준수가 생명 지키는 첫걸음

봄철을 맞아 날씨가 점차 따뜻해짐에 따라, 참진드기의 활동이 전국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하 SFTS) 감염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하고, 이를 매개하는 참진드기에 대한 전국적인 감시 활동을 강화했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4월 14일부터 전국 23개 주요 지역에서 참진드기의 발생 밀도와 병원체 보유 여부를 월 단위로 감시하는 체계적인 감시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감시 사업은 질병대응센터(호남, 경북, 경남)를 중심으로, 보건환경연구원(부산, 인천, 광주, 세종, 전남, 경남, 강원, 전북) 및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 등과 협업해 진행된다. 이는 SFTS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SFTS: 국내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되는 참진드기 매개 감염병

 

SFTS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후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감염병으로, 고열, 식욕 부진, 오심, 구토, 설사, 피로감,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심한 경우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질병은 2013년 우리나라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래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누적 환자 수는 총 2,06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381명이 사망했으며, 평균 치명률은 18.5%에 이르러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치명적 경과를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SFTS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특이적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환자 발생 시에는 증상을 완화하는 해열제 투여, 수액 공급, 전해질 보충, 합병증 관리 등의 대증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며, 예방수칙 준수가 실질적인 생명선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작은소피참진드기’가 SFTS를 매개하는 주요 종으로 밝혀졌다. 이 진드기는 생애주기별로 유충, 약충, 성충을 거치며, 각각 다른 숙주에 기생하여 흡혈한다. .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4~5월)부터 약충이 활동을 시작하고, 여름철에는 성충이 산란하며, 가을철에는 유충이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6. 참진드기는 주로 4월부터 11월까지 활동하며, 9월에 가장 높은 밀도를 보이는 반면 겨울철인 12월부터 3월까지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SFTS 외 참진드기 매개 감염병

 

참진드기는 SFTS 외에도 다양한 병원체를 옮길 수 있는 잠재적 매개체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외 연구 및 감시 결과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감염병이 참진드기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 라임병: 보렐리아균에 의한 세균성 감염병으로, 발열, 발진, 관절통을 유발한다. 국내 진드기에서 병원체가 일부 검출되었으나, 인체 감염 사례는 극히 드물다.

  • 아나플라즈마증: Anaplasma phagocytophilum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 고열과 근육통, 백혈구 감소가 주요 증상이다. 국내 일부 야생 진드기에서 병원체 유전자가 검출된 바 있다.

  • 바베시아증: 적혈구를 파괴하는 원충에 의해 유발되며, 말라리아 유사 증상을 나타낸다. 국내 진드기에서 병원체 존재 가능성이 보고되었으나 인체 감염 사례는 제한적이다.

  • 진드기매개뇌염(TBE): 뇌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유럽과 러시아, 중국 북부에서 주로 유행한다. 국내에서는 인체 감염 사례는 없지만, 잠재적 감시 대상이다.

  • 리케차증: Rickettsia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 일본과 중국에서 흔한 감염병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와 같은 감염병 중에서 SFTS는 국내에서 실제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높은 치명률과 치료법 부재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보건당국이 가장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질병이다.


고위험 지역과 환경: 도시 외곽 및 농촌지역 주의 요망

 

참진드기는 고라니, 멧돼지, 야생토끼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숙주로 하며 초지, 잡목림, 산기슭 등에서 서식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고층 건물과 포장도로 중심의 도심지에서는 참진드기의 활동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도시 외곽이나 산과 인접한 지역, 농촌 지역처럼 야생 동물과 식생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참진드기와의 접촉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

특히 등산로, 산책로, 무덤가, 초지, 잡목림, 풀숲이 우거진 산길 등은 진드기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며, 농작업이나 야외활동을 통해 이 지역에 자주 출입하는 사람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감염자 중 상당수는 풀밭에서의 작업 중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참진드기 예방수칙

 

SFTS를 비롯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부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다. 다음은 참진드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 수칙이다:

  • 풀밭이나 덤불 지역에 들어가지 않기

  • 부득이하게 야외활동을 해야 할 경우,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복장 착용(긴 소매, 긴 바지, 목이 긴 양말, 장갑, 모자 등)

  • 진드기 기피제(디에틸톨루아미드 성분 등)를 의류 및 노출 부위에 사용하기

  • 야외활동 후 옷을 벗어 세탁하고, 전신을 꼼꼼히 확인하며 목욕이나 샤워로 진드기 제거 시도

  • 진드기가 몸에 붙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을 경우, 자가로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안전하게 제거 및 진료 받기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봄부터 가을까지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시기에 참진드기와의 접촉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만큼, 개인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진드기에 물렸을 경우 절대 자가로 제거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통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전국의 참진드기 발생 밀도와 병원체 보유율 등을 분석해 ‘감염병 포털’(http://dportal.kdca.go.kr)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역 보건소 및 병원에서도 SFTS 관련 진료 및 상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야외활동 빈도가 높은 4월부터 11월까지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과 홍보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국민 개개인의 경각심과 실천이야말로 이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패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