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오늘 오후 2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선고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발생한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사법부가 내리는 첫 번째 법적 판단이라는 점에서 헌정사적 의미가 지대하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징역 10년을 구형한 이번 재판은 핵심 혐의인 '내란'과는 별개로 진행된 체포방해 및 국무위원 권리 침해 등에 관한 것이지만, 법원이 계엄 선포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어질 내란죄 선고(2월 19일 예정)의 향배를 가를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3 사태의 사법적 정의, 그 첫 번째 관문
이번 판결의 핵심은 사법부가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사후 대응의 위법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느냐에 있다.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사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1심 선고의 생중계를 허가했다. 이는 법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형사 재판을 넘어, 헌정 질서 파괴 행위에 대한 사법적 응징과 기록이라는 역사적 재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내일 선고되는 혐의는 크게 세 가지 줄기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호처를 동원해 물리적으로 저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정족수 미달임에도 심의를 강행해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한 직권남용 ▲계엄 해제 직후 선포문을 파쇄하고 군 지휘부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삭제 지시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다.
'절차적 위법성' 인정 여부가 쟁점
특검 측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공권력을 사유화했다고 강력히 주장해왔다. 특히 국무회의 심의 과정에서의 위법성 논란은 내란죄 성립 여부와도 직결되는 연결고리다. 만약 재판부가 내일 선고에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이 침해되었고 계엄 선포 절차가 위법했다고 판시한다면, 이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해 온 "통치 행위로서의 적법한 계엄 선포"라는 방어 논리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결과가 된다. 또한,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증거 인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 가능성이 법적으로 확정되는 셈이다. 특검이 체포방해에 징역 5년, 국무위원 권리 침해에 징역 3년, 증거인멸 등에 징역 2년 등 도합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한 배경에도 이러한 법치주의 훼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2월 내란 선고를 향한 사법적 시그널
정계와 법조계는 내일 판결을 2월 19일로 예정된 내란 혐의 1심 선고의 '예고편'으로 보고 있다. 내란죄는 사형이 구형된 상태로 훨씬 더 무거운 혐의이지만, 이번 재판에서 다뤄진 사실관계들이 내란 혐의의 구성 요건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거인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면, 이는 내란 실행의 고의성과 범행 은폐 시도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법원이 이번 선고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의 절차적, 실체적 위법성을 명확히 한다면, 내란죄 재판부 역시 유죄 판단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욱 엄격한 법리 적용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게 된다.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사법부의 시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내려질 판결은 단순히 전직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형사적 처벌 수위를 정하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12·3 사태로 인해 훼손된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잡고, 땅에 떨어진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사법적 치유'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재판부가 이번 선고를 통해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해서는 안 된다는 '법의 의한 지배' 원칙을 엄격히 재확인할 것인지에 전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1심 선고는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공식적으로 가리는 사법부의 첫 번째 판단이라는 점에서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재판부가 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국무회의 심의권 침해와 체포 방해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할 경우, 이는 향후 진행될 내란 혐의 재판에서 피고인 측의 방어 논리를 무력화하는 강력한 법리적 근거로 작용할 것이다. 즉, 내일의 판결은 2월로 예정된 내란죄 선고의 처벌 수위와 유무죄 판단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바로미터'이자, 헌정사적 심판의 서막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