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경고에도…이스라엘, 이란 영공 침범 정밀 타격 감행

미국 “작전 관여 안 해”…이스라엘 단독행동에 외교 파장 확산

이란 국영방송은 1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Hossein Salami) 장군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방송은 또 다른 고위 혁명수비대 간부 1명과 핵과학자 2명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전했다.

 

보도는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지 않았으나, 해당 공습이 이란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는 즉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국영방송은 정보의 출처나 피해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제3의 농축시설 건설을 발표한 직후 단행됐다. IAEA 이사회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란은 기존 원심분리기를 고성능 기기로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은 ‘포위망 전략’이 실패하자 새로운 방식으로 이스라엘 파괴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습이 나탄즈(Natanz) 농축시설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핵심 인사들을 동시 타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의 반응과 국제사회의 대응

 

이란의 상황


이란은 현재까지 군사적 반격에 나서지 않았으나, 최고국가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주요 국제공항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반드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온 만큼, 향후 보복성 군사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각료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군사작전에 나섰으며, 미국은 이 작전에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에 대한 파장을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협상을 무산시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단독 행동에 나섰다”며, 이란이 미군에 대한 보복에 나서지 말 것을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 주재 외교 인력 일부를 철수시키고, 중동 지역 내 미군 가족에게 자진 대피를 권고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반응


호주와 뉴질랜드는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호주의 외교장관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번 공습이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질랜드의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이번 공격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며, 중동에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오판의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는 앞서 12일, 팔레스타인 지역 내 극우 폭력을 선동한 혐의로 이스라엘 정부 소속 장관 2명에 대해 여행 제한 및 금융 제재를 발표한 5개국 중 하나였다.


 

공습 당시 이란 영공에는 수십 대의 민간 여객기가 운항 중이었으며, 일부는 즉시 경로를 변경해 인접국 영공으로 이탈했다. 이미 다수 항공사는 지속적인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해 이란 영공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에 의한 불법적 행위이며, 민간 주거지역을 포함한 테헤란 일대에 대한 폭격이 자행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전격적인 무력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이 본격화될 경우 중동 전체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 양국 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중동 전역에서 긴장이 연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적대적 대응이 반복되면서 지역 전체의 안보 불안정성이 위험 수위에 이르고 있다. 국제사회는 중동 전역에 걸친 군사적 충돌과 외교적 파장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며,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조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