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사다리를 걷어찼다고? 애초에 올라갈 수 없었다

도시근로자 소득으로는 6억 대출 상환 불가… 월세 수준 생계도 위협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다. 일부 언론사들과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서민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평균적인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과 소비 구조를 감안할 때, 6억원 대출 자체가 애초부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판은 근거가 약하며 재고의 여지가 있다.


실질 생계불가능 구조: 대출 상환 후 남는 소득으로는 생활 유지 불가

 

2025년 1분기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약 422만 8,000원이다. 이 소득에서 대출을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상환할 경우, 월 상환액 약 281만 9,707원이 소요되며, 상환 후 남는 금액은 약 140만 8,293원에 불과하다. 이 금액은 같은 시기의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약 295만원)보다도 150만원가량 부족하다. 이 소비지출 수치는 통계청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의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비지출 항목에서 가져온 것으로, 주거·식료품·광열비·교통비 등 생계에 필수적인 지출을 포함한 수치다. 즉, 대출을 감당하고 나면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구조임을 보여준다.


6억원 대출시 월 상환액은 282만원…가처분소득보다 많아

 

연 3.87% 금리(2025년 5월 한국은행 발표,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6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월 상환액은 약 281만 9,707원이다. 이 수치는 시중은행의 실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상품(5년 고정 후 변동금리)의 초기 금리에 기반한 추산이며, 대출 실행 시점의 평균 금리를 반영한다.

 

한편, 도시근로자가구의 전체 처분가능소득(422만 8,000원)을 고려할 때 상환 후 남는 금액은 약 140만원 수준으로, 이는 같은 시기 월평균 소비지출 295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더욱이 현재 시중은행 대다수는 정책대출을 제외한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고정형이 아닌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금리) 구조로 취급하고 있다. 이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의 상품 조건을 통해 확인되며, 5년 이후 금리 상승 시 월 상환액이 더 증가할 수 있다. 그에 따라 현재 계산된 140만원 수준의 가처분소득 여유분은 더욱 줄어들어 실질적인 상환 부담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신용카드 이용액이 약 211만 5,150원에 달한다면(이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및 한국은행 카드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된 추정치로, 전체 소비지출 중 카드결제 비중을 반영해 평균적으로 산출한 값이다), 실제로 대출 상환에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211만 2,850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금액을 기준으로 6억원의 대출을 원리금균등 상환 방식으로 갚는다면 상환 기간은 약 768.6개월, 즉 64년 1개월에 이르게 된다. 이는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등에서 발표한 한국 노동자의 실제 평균 퇴직 연령(49.4세~52.8세)과 비교할 때, 대출을 시작한 이후 은퇴 시점을 훨씬 넘어서야 겨우 상환이 끝난다는 의미다. 즉, 일생 동안 벌어도 갚기 어려운 대출이라는 점에서 서민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이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의미하며, 설령 신용카드 이용액을 대폭 줄여 140만 원 내외의 여유 자금으로 상환을 이어간다 하더라도, 개인의 삶은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민간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걸쳐 소비 침체를 야기하고, 궁극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구조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대출을 통한 주거 확보, 초고소득층의 특권

 

결국 어느 시나리오로 보더라도 6억원이라는 대출 자체는 도시근로자 다수에게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정부가 주담대 상한선을 6억원으로 제한한 조치는 실질적으로 중상위 계층이나 고소득층에 적용되는 정책이다. 이로 인해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프레임은 성립하기 어렵다.

이는 오히려, 그간 과도한 대출을 이용해 무리한 주택 구입을 감행했던 고소득 계층 중심의 시장과열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조치다. 대출을 통한 주거 사다리는 애초부터 평균적인 임금근로자에게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출 상한 제한은 서민 억제가 아닌 현실 반영

 

서민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주장은 6억원 대출의 실질적 부담 구조를 외면한 과도한 해석이다. 오히려 이번 조치는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평균 임금근로자의 실질 소득 수준과 소비 구조를 고려할 때, 주택시장 접근성과 대출 상환 가능성은 전혀 다른 층의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정책의 현실성을 높이는 조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순간적인 부동산 시장의 충격 및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 공공이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기존의 소형·기초생활수급자 위주의 임대 정책을 넘어, 중산층과 자녀를 둔 세대도 수용할 수 있는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적절한 가격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서민 주거권을 보호하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