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현직 부장판사의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071%, 약 4km 운전) 감봉 3개월 징계를 계기로, 법관 징계 수준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형사처벌은 일반 국민과 동일한 절차를 따르지만, 징계는 대법원 소속 법관징계위원회가 담당한다. 문제는 징계 수위가 국민이 기대하는 도덕적 책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과, 이를 결정하는 위원회의 구성과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징계가 약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법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제도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법관징계위: 법관 과반과 외부위원도 법조 중심
현행 법관징계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대법관이 맡고, 법관 3명과 외부위원 3명이 포함된다. 형식상 외부위원이 존재하지만, 자격은 변호사·법학교수 등 법률전문가로 한정된다. 또한 위원 전원을 대법원장이 임명·위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법조 공동체 내부 평가’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외부 통제보다는 사법 내부 자율통제에 무게가 실린 설계라는 평가다.
징계 종류 역시 정직·감봉·견책 세 가지뿐이다. 해임·파면은 징계로는 불가능하고, 탄핵 절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역시 사법독립을 강하게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이번 사건처럼 음주운전에 대하여 감봉 3개월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법관에게 요구되는 높은 윤리 기준에 비해 징계가 낮다는 인식이 형성된다. 특히 경찰의 경우 유사 조건에서도 정직 처분이 비교적 자주 내려지는 현실과 대비되며 체감 격차가 확대된다. 반면 사법부는 징계 강화와 외부 확대가 정치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재판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징계 수단을 제한적으로 설계했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해외: 시민 포함 모델
해외의 공통된 포인트는 ‘징계가 강하다/약하다’의 구호가 아니라, 위원회 구성 자체를 외부와 동수로 맞추거나(프랑스), 비법조 시민이 다수가 되도록 하거나(영국·일부 미국 주), 최소한 일반인을 제도적으로 포함해 징계 판단이 법조 내부 논리에만 갇히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눈높이에 가까운 징계가 나오도록 외부성과 다원적 임명 구조를 제도에 내장한 사례들이다.
영국은 중대 사건을 심리하는 징계패널을 3인으로 구성하되, 일반 시민(비법조) 2명과 법관 1명으로 ‘비법조 다수’ 구조를 둔다. 시민 참여를 제도화해 공공 신뢰를 높이려는 설계로 평가된다.
프랑스는 고등사법평의회의 징계 형성에서 법관과 외부 인사를 동수로 구성해 독립성과 책임성을 절충한다. 외부 인사에 법률전문가가 포함될 수 있지만, 수적 균형 자체가 제도적으로 보장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은 주마다 제도가 다르지만, 캘리포니아의 사법윤리위원회는 일반 시민이 과반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외부 통제를 강화한다. 판사와 변호사가 함께 참여하되 시민 다수 구조를 통해 판단이 내부 논리로만 흐르지 않도록 하였다.
독립성과 책임성의 균형 문제
법관은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그만큼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 동시에,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재판 독립도 헌법적 가치다.
하지만 그 ‘독립’을 이유로 외부에서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과도하게 제한해 온 결과, 징계 판단이 시민들의 상식과 멀어지고 ‘지금의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들과 다른 기준으로 관대하게 판단하고, 같은 위법행위에도 다른 수준의 책임을 묻는 구조가 고착되면, 결과적으로 법관이 사회와 분리된 특수계급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담보하지 못하면 사법 신뢰 역시 유지될 수 없다는 경고가 여기서 나온다.
해외처럼 시민 참여를 확대할 것인지, 현행처럼 사법 내부 자율통제를 유지할 것인지에 따라 제도적 방향은 달라진다. 이번 논란은 음주운전 징계 수준을 넘어, ‘사법독립’과 ‘국민 눈높이의 책임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한국 사법제도의 구조적 설계를 다시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