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역 일대가 ‘별빛신사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며, 서울시 상권 활성화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하 서울신보)과 관악구는 지난 5년간 공동 추진한 ‘관악 상권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지역 상권의 매출 증대와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점포 매출이 증가한 것에 그치지 않고, 주민과 상인의 자발적 참여, 지역 특화 자원의 전략적 활용, 지속 가능한 축제 콘텐츠 개발 등 다방면의 성과를 종합한 결과로 평가된다. 도시재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접목한 이 사업은, 이후 서울시 다른 자치구 및 전국 지자체의 상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업 배경 및 추진 전략
이번 사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총 5년간 진행되었으며, 신림사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문화·관광 자원과 전통시장을 연계해 지역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았다. 특히 별빛내린천을 축으로 삼아 서원동 상점가와 신원시장을 연결하고, 다양한 상권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공간 재편이 시도되었다.
서울신보와 관악구는 상권관리기구를 공동으로 구성하고, 현장 밀착형 컨설팅, 상인교육, 마케팅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오프라인 점포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온라인 플랫폼 활용 능력을 강화하는 교육을 병행하며 전통 상권의 디지털 전환 기반을 마련했다.
상권르네상스 사업, 수치로 본 성과
별빛신사리 상권르네상스 사업이 실제로 지역 상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발표됐다. 상권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상인 역량과 소비자 만족도까지 고르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28.65% 상승해 가시적인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 변화는, 상권의 회복뿐 아니라 지속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또한, 상권 이용자 만족도는 2020년 3.87점에서 2024년 4.42점으로 개선되었다. 이는 이용자 체감 경험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하며, 단순 방문을 넘어 재방문과 추천 가능성까지 높아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브랜드 인지도는 38%에서 75.6%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 운영과 홍보, 상인 교육 등이 시너지를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상권의 이름이 지역 내외로 널리 알려지면서, 인근 상권과의 차별성도 강화됐다.
상인들의 상품 역량 역시 높아졌다. 총 94개의 신메뉴가 개발되어 지역 음식의 다변화가 실현됐고,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는 단기적 매출 상승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상권 유동인구도 계절별 평균으로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온라인 플랫폼 단골 수는 약 2만2천 명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공략한 전략이 효과를 거둔 사례로, 최근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한 대응력을 입증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상권 내 참여 점포 수는 185개 이상으로, 전체 상인의 높은 참여율과 사업에 대한 호응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자발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수치들은 별빛신사리 상권이 단순한 환경 정비 수준을 넘어서, 상인의 자생력 강화와 고객 충성도 확보, 지역 공동체와의 연계 등을 포함한 포괄적 상권 혁신을 이뤄냈음을 시사한다.
성공 요인: 네 가지 전략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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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전환: 당근마켓, 네이버 플레이스, 인스타그램 등 지역 친화적 플랫폼을 통해 상권 내 점포별 특색을 부각하고 팬층을 유치했다. 서울신보는 비즈프로필, 상권 전용 QR코드, 온라인 리뷰 대응 툴킷 등을 지원하여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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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정비 및 공간 재생: 별빛내린천 주변에 상권 안내 게이트, 트릭아트 벽화, 감성 포토존, 디지털 사이니지, 야간 고보조명 등을 설치해 이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했다. 쾌적하고 걷기 좋은 거리 조성을 통해 상권 내 동선 흐름도 자연스럽게 유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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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및 콘텐츠 강화: 정기 행사뿐만 아니라 릴레이 공연, 별사리 플리마켓, 지역 셰프와 연계한 원데이 클래스, 신림 순대타운 팝업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연중 운영했다. 특히 관악별빛산책 조명축제는 4년 연속 개최되며 지역 대표행사로 성장했고, 참여자 만족도는 88.4%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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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자원 활용 및 공동체 기반 강화: 자활센터, 청년 인턴, 봉사자, 지역예술가 등 다양한 주체가 상권 운영에 참여했다. 상인회는 사업 설계단계부터 의견을 제시하고, 행사 운영 및 유지관리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공동체 중심의 거버넌스를 실현했다.
별빛내린천 활용: 공간과 문화의 연결고리
별빛내린천은 단순한 수변 공간이 아닌, 지역을 상징하는 복합문화축제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수변에 조성된 테라스, 포토존, 조형물, 계절별 조명장치는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며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서 기능했다. ‘관악별빛산책’은 이 공간을 무대로 지역 상권과 문화 콘텐츠가 결합하는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고, 플리마켓과 순대 팝업, 야간 버스킹 공연 등은 유동인구 유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
주차권 증정, 반려견 산책 코스, 아기자기한 길거리 전시 등 다양한 방식의 공간 활용은 고객 편의성과 감성적 경험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만족도를 높였다. 물리적 재생과 콘텐츠 기획이 결합된 점에서 별빛내린천 활용은 본 사업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코로나19 위기의 기회 전환
사업 추진 기간 중 도래한 코로나19 팬데믹은 현장 활동에 큰 제약을 주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비대면 중심의 상권 운영 전략이 더욱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온라인 교육, SNS 이벤트, 비대면 라이브 커머스 등을 활용해 상권 운영이 중단되지 않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상인들의 디지털 적응력은 빠르게 향상되었다.
또한, 재난기금을 활용한 임대료 지원, 공공 배달 플랫폼 연계, 무료 배송센터 운영 등 위기 대응책이 병행되며, 전통시장 특유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로써 별빛신사리는 회복탄력성을 갖춘 자생형 상권의 새로운 모델로 부상했다.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시사점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 해외사례·소비패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도 전통시장의 소비가 실질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의 유민희 연구위원은 “대형마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마트가 문을 닫더라도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대신 온라인 구매를 이용하거나, 다른 날에 미리 구매하는 것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매액 분석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경쟁관계라기보다는 보완적인 유통채널의 성격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 기반 소비 성향이 강화되는 시대에는 전통시장도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디지털 채널 확장과 하이브리드 운영 전략이 필수적이다. 별빛신사리의 사례는 플랫폼 연계, 모바일 친화적 콘텐츠, 온라인 프로모션 등 다층적 전략을 통해 지역 상권도 충분히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적 시사점
별빛신사리 모델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고, 상인과 주민이 함께 설계하고 실행한 공동체 기반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디지털 전환과 지역 고유자원의 문화 콘텐츠화를 결합한 ‘복합형 상권 재생’의 방향성을 입증했다. 이는 위기 대응 능력과 회복탄력성을 갖춘 상권 모델로서 유사한 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 사례로 활용될 수 있다.
타 지역 전통시장, 구도심 골목상권, 쇠퇴한 중심 상권 등 다양한 지역에서도 이 모델을 변형 적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상권르네상스 시즌2 사업 구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신보는 이번 사업의 성과와 과정을 종합 정리한 백서 『별빛신사리 이야기』를 발간해 서울시 및 타 지자체에 정책 자료로 배포했다. 해당 백서는 정량적 성과뿐 아니라 상인 인터뷰, 시민 체험기, 운영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도 포함돼 실효성 있는 정책 기획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신보 관계자는 “별빛신사리 상권은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낸 변화의 상징”이라며, “이 노하우를 기반으로 서울 전역의 상권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