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음료 섭취 5년 새 22.9%↑… 30대가 가장 많이 마신다

10대는 당류 섭취 최다, 영유아는 과일음료… 무가당 커피도 급증

 

국민의 하루 평균 음료 섭취량이 5년 만에 20% 이상 증가한 가운데,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당류 과잉 섭취가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6월 9일 '국민건강통계플러스'를 통해 최근 5년간 음료 섭취 현황을 발표하고, 수분 보충은 음료보다 물을 우선할 것을 권고했다.

 

2023년 기준 우리 국민(1세 이상)의 하루 평균 음료 섭취량은 274.6g으로, 2019년(223.5g)보다 약 22.9%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300g)이 여성(247.2g)보다 더 많이 마셨고, 연령별로는 30대가 하루 평균 415.3g으로 가장 많았다. 음료 종류별로는 무가당 커피(아메리카노 등)가 하루 평균 112.1g으로 가장 많이 섭취되었고, 다음으로는 탄산음료(48.9g)가 뒤를 이었다. 최근 5년간 무가당 커피와 저칼로리 탄산음료 섭취는 각각 28.2g, 17.8g 늘었고, 일반 가당 탄산음료는 8.8g 줄었다. 특히 저칼로리 탄산음료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섭취량이 늘어나 2023년까지 약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라 음료 섭취 성향은 명확히 구분됐다. 19세 미만 아동은 과일 음료를 주로 마시며 당류 섭취 비중이 높았고, 청소년은 탄산음료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성인의 경우 19세 이상은 무가당 커피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 따라 카페인 섭취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2030대는 무가당 커피와 함께 여전히 가당 탄산음료 섭취 비율도 높은 편이었다.

 

총 음료 섭취량은 증가했지만, 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은 오히려 1.0g 감소했다. 이는 무가당 음료와 저칼로리 제품 소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가당음료 위주의 섭취가 많은 10대는 여전히 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이 가장 높았고, 20~30대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음료 섭취 여부에 따라 당 과잉 섭취자의 비율 차이가 두드러졌다. 음료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을 과잉 섭취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동과 청소년층은 그 위험이 더욱 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아동, 청소년의 경우 가당음료 섭취로 인한 비만이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 학교, 가정에서 가당음료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성인의 저칼로리, 저당 음료 섭취 증가 등 음료 섭취 양상의 변화는 에너지와 당 섭취량 감소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20, 30대는 여전히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고 있어 수분 섭취를 위해 음료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통계적으로 1~9세 영유아는 과일 음료를 중심으로 당류를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유아기 식품 선택 환경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이에 따라 가정뿐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 보건소 등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일관된 영양 교육과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

 

학부모나 유치원 교사 등 아동 보호자를 대상으로 당류 섭취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성실히 반영하고 실천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유아용 음료에 대한 표시 기준을 강화하고, 부모나 보호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눈에 잘 띄는 인증 표시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당도 제품의 접근 제한, 어린이 대상 음료 광고 규제 등 다층적인 정책 조합이 요구된다. 영유아기부터 건강한 음료 선택과 수분 섭취 습관을 기르는 것은 이후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에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 교육을 넘는 사회 전반의 보건 기반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나아가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어린이 급식소, 어린이 체험센터 등과 연계한 '저당 환경 조성' 캠페인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관련 지표를 분석해 '국민건강통계플러스'를 정기 발간 중이며, 관련 자료는 홈페이지(knhanes.kd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