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팔았는데 왜 돈은 이틀 뒤에 들어올까. 18일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던진 이 질문은 국내 증시의 낡은 결제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한국거래소는 기관 간 청산과 결제 절차 때문에 현행 T+2 체계에서는 이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제도 변화에 맞춰 한국 역시 T+1 체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가 일상적으로 겪어온 불편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 자본시장 개편 논의는 시장 부양을 넘어 거래 인프라와 시장 질서 전반을 손보는 단계로 옮겨가게 됐다. 같은 날 증시는 강하게 반응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4% 오른 5925.03에, 코스닥은 2.41% 오른 1164.38에 마감했고 코스피200 선물이 5% 넘게 뛰면서 장중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최근 변동성 국면에서 정책 기대와 반도체주 중심으로 회복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난 흐름으로 해석된다. 결제주기 단축이 던진 신호 이날 간담회에는 상장기업, 스타트업,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 청년·개인투자자와 함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정부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부각된 결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과 에너지 수입국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한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 한미동맹 때문에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렵지만, 중동 에너지 수급 구조상 이란과의 관계를 완전히 적대 구도로 몰고 가기도 부담스럽다.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국제질서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선택은 단순한 군사 협조 여부를 넘어선 복합 외교 과제가 됐다. 원유 도입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항로 안정은 한국 경제에 중요하다. 그러나 이란을 사실상 적성국처럼 다루는 접근은 에너지 안보와 중동 외교, 한국 기업과 교민 안전에 모두 부담이 될 수 있다. 강대국 사이에서 이런 고민을 해야 했던 일은 한국 역사에서 한두 번이 아니었다. 조선 후기와 참여정부 시기의 두 사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는 1640년 조선의 대명 출병 사례이고, 다른 하나는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대응이다. 시대와 조건은 다르지만, 강대국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하기 어렵고, 동시에 반대편과의 관계도 완전히 끊을 수 없었던 상황이라는 점에서는 지금과 닮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3기가 출범 직후부터 피해자 중심 운영과 조사체계 재정비를 전면에 내걸었다. 송상교 위원장은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3기 위원회를 온전한 과거사 정리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규정하며, 조사 결과 못지않게 조사 과정 자체가 피해 회복과 화해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위원회가 완전체 구성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지만, 해외입양과 집단수용시설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 확대를 준비하겠다는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됐다. 송 위원장은 무엇보다 진화위의 존재 이유를 피해자에게서 찾았다. 그는 위원회가 출범 첫날부터 피해자와 소통하길 원했고, 위원회가 더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기 위원회 출범 뒤 약 열흘 만에 언론과 만나는 것이 다소 이른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고민도 있었지만, 가능한 한 빨리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진화위 활동이 정작 피해자 당사자들에게도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는 문제의식 위에서 나온 발언으로 읽힌다. 송 위원장은 특히 위원회의 보도자료만으로는 과거사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피해자들이
경제계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에 공개 호소문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국민의힘의 의사진행 거부로 법안 처리가 멈춰 섰다며 협조를 촉구했고, 불응 시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포함한 ‘중대 결단’까지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별위원회 처리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경제계와 야당의 압박이 동시에 커지면서, 여야가 경제 입법을 둘러싼 정면 대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계, ‘긴급 호소문’으로 특위 시한 내 처리 촉구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단체 6곳은 3일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촉구 경제계 긴급 호소문’을 통해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경제계는 미국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핵심 산업의 대미 투자와 수출 환경이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내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법안 처리 촉구하며 ‘국회 운영 재검토’까지 경고 민주당은 경제계 호소문이 나오기 전날인 2일 국민의힘을 향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협조를 촉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개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시행에 맞춰 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6일 출범하며, 과거사 진실규명 신청 접수를 재개한다. 행정안전부는 2기 위원회 종료 이후 매듭짓지 못한 조사중지 사건 2,111건과 집단수용시설, 해외입양기관 인권침해 등 과거사 사건의 진실규명이 다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접수는 시-군-구청과 시-도, 위원회, 재외공관 등으로 창구를 넓혀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신청인은 현장 방문은 물론 우편 등 비대면 방식으로도 접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간 및 자격 확대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2026년 2월 26일-2028년 2월 25일로 제시됐다. 필요하면 위원회 의결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사건 규모와 접수 추이에 따라 일정이 탄력적으로 조정될 여지도 남겼다. 신청 자격은 희생자와 피해자, 그리고 유족 또는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규정됐다. 법률상 친족 범위는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로 제시돼,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이 절차를 주도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구조다. 진실규명 범위 확대, 국가 관리-감독 하 시설과 해외입양기관까지 포함 3기 진화위의 제도적 변화는 ‘조사 대상의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행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국무위원들과 논의했다. 대통령은 국민 여론이 연령 하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즉각 결론을 내리기보다 두 달간 공론화를 거쳐 결론을 내리자고 제안했다. 공론화 절차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해 전문가·현장 의견과 국민 여론을 함께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법무부는 회의에서 연령 하향 필요성을 보고했다. 법무부는 13세 연령대가 보호처분 대상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하고, 14·15세 연령대와 비교해도 제도 적용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대통령은 형사책임 연령 기준을 설정하는 방식과 관련해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라는 교육 단계 구분이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예방·복지 우선’과 ‘책임·처벌 강화’의 정책 충돌 이번 논쟁의 핵심은 청소년 범죄 대응을 예방·복지 중심으로 설계할 것인지, 책임·처벌 중심으로 강화할 것인지에 있다. 현행 제도에서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며, 소년부 보호처분 절차를 적용받는다.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형사책임 공백에 대한
대법원이 오늘 전국법관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제’ 등에 대한 반발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국회와 사법부의 충돌이 정면으로 드러났다. 법제사법위원회는 헌법재판소법 개정 대안을 처리하며 ‘확정판결’에 한정하고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 ‘적법절차 위반’ ‘명백한 기본권 침해’ 같은 제한 사유를 두는 방식으로 제도를 구성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대법원이 최고법원인 이상 사실상 4심제가 된다”는 프레임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 프레임은 헌법의 권한 구조를 단선적으로 읽는 데서 출발하며, 그 자체로 심각한 논리적 비약을 포함한다. 이 글은 법원 측 주장의 고리를 하나씩 분해해 반박한다. 한눈에 보는 쟁점: 독자가 가장 헷갈리는 3가지 이 논쟁이 자꾸 꼬이는 이유는 ‘재판’ ‘최고법원’ ‘최종심’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제도를 한 단어로 덮기 때문이다. 핵심만 칼같이 정리하면 다음 세 문장이다.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위의 법원’이 아니다. 헌재는 대법원·각급법원으로 이어지는 법원 체계 밖에 있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재판소원은 ‘한 번 더 재판해 달라’는 상소가 아니다. 증거를 다시 보고 사실을 다시 따지는 절차가 아니라, 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또 한 번 정면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겨냥한 범죄만큼은 사면을 원칙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하위 법률로 묶는 건 헌법 79조 위반”이라고 한다. 다만 이 지점에서 헌법 조문을 직접 확인하면, 논의의 전제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과 별개로, 헌법 제79조는 사면권의 행사와 관련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는 문언을 두고 있다. 여야 입장: ‘헌정질서 수호’ vs ‘권한 침해’ 민주당은 개정안이 헌정질서를 직접 겨냥한 범죄에 대한 사면 남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사면 제한 대상을 형법상 내란·외환 범죄로 특정하고, 해당 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을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사면이 필요할 경우에는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사면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입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헌법이 사면권을 대통령 권한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하위 법률이 특정 범죄군을 일률적으로 ‘원칙 금지’로 묶
미국 연방대법원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지난 10여 년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에 따르면, 2018년 59%였던 대법원 신뢰도는 2022년 47%로 급락한 이후 여전히 4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법부의 중립성이 의심받기 시작한 결과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역설적으로 '인공지능(AI) 판사'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스탠퍼드 대학과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절반이 재판 보조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인간 판사의 주관이나 정치적 성향이 개입될 바에야 데이터에 기반한 기계적 중립이 낫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사법부, OECD 평균 밑도는 신뢰도… 'AI 재판' 목소리 커져 한국 사법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40%대 초반에 그쳤다. 이는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결의 일관성 부족과 폐쇄적인 엘리트 중심의 법조 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는 "차라리 AI
우원식 국회의장은 22일 “혹시 열릴 개헌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로 「국민투표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며 여야를 향해 개정 논의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0년 넘게 국민투표법이 위헌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같은 날 발표한 헌법개정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개헌 찬성 여론이 10명 중 7명 수준으로 확인되자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2014년 헌재 ‘헌법불합치’ 이후 입법 공백…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규정이 쟁점 국민투표법 개정 필요성의 배경으로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거론된다. 헌재는 2014년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명부에 올리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5년까지 제도 개선을 권고했지만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10년 넘게 입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국민투표법이 정비될 경우 개헌 논의가 제도적으로 가속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개헌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