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에서 3천370만 개에 달하는 고객 계정 정보가 무단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대한민국 성인 인구의 약 4명 중 3명에 해당하는 규모로, 사실상 대부분의 쿠팡 고객 정보가 한 번에 노출된 셈이다.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정보까지 포함된 반면 결제 정보와 비밀번호는 유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 쿠팡 측 설명이다. 그러나 5개월 이상 지속된 대규모 침해를 제때 탐지하지 못했고, 초기에 피해 규모를 4천여 개 계정 수준으로 축소 발표했다는 점에서 보안 관리 전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규모와 유출 정보의 성격 쿠팡은 처음 공지에서 무단 접근으로 노출된 계정이 약 4천536개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조사에서 실제 노출 계정 수가 약 3천370만 개, 당초 발표의 7천500배가 넘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쿠팡이 초기 대응 단계에서 피해 규모를 지나치게 축소·오인하도록 알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하는 초대형 사고일 뿐 아니라, 사고 자체보다 회사의 인식과 대응 능력에 더 큰 문제가 있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이 구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유진그룹 계열사인 유진이엔티를 YTN의 최다액출자자로 승인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하면서, YTN 민영화 과정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가 사실상 2인 체제에서 핵심 안건을 의결한 것이 절차상 위법하다고 본 것으로, 기존부터 문제가 제기돼 온 이른바 '2인 방통위' 체제 전반에 대한 사법적 경고이자,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YTN의 지배구조를 일반 민간 자본에 넘기는 방식의 민영화가 근본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읽힌다. 이번 판결로 유진그룹의 YTN 인수 절차는 다시 불확실성에 빠졌지만, 동시에 YTN 민영화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도 분명해졌다. 방통위의 항소 여부, 나아가 재심사 절차를 둘러싼 향후 법적·정치적 공방은 불가피하겠지만, 단순히 '조건을 고쳐 다시 승인할 것인가'의 차원을 넘어, 보도전문 공익채널을 시장 매각 대상으로 삼는 접근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1심 판결의 내용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YTN 우리사주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방통위를 상
텍사스주가 공화당의 연방하원 다수당 유지를 위해 밀어붙인 선거구 재획정에 대해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연방 항소법원 3인 판사 중 2대 1 결정으로 텍사스의 새 하원 선거구 획정은 흑인·히스패닉 유권자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인종적 게리맨더링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획정안의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인용했다. 판결을 작성한 제프리 V. 브라운 연방지방법원 판사(트럼프 1기 때 지명)는 “텍사스의 선거구 재획정은 정치적 고려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으며 지역구를 인종적으로 게리맨더링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적시했다. 이 결정으로 텍사스는 최소한 2026년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 주도 의회가 2021년에 작성했던 기존 선거구를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텍사스 주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곧바로 연방대법원에 항소했다. 이번 사건은 2026년 연방하원 선거의 판세뿐 아니라, 인종·정당을 둘러싼 미국 선거구 재획정 법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국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판결 핵심: “정당 이익”을 넘어선 인종 기반 선거구 조작‘정당 게리맨더링’과 ‘인종 게리맨더링’의 경계 텍사스 공화당은 선거구 획정은 공화당 의석을 최대 5석까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사건을 심리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법정 소란을 이유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에게 선고한 감치 15일은 이후 집행이 중지됐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형사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비화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25일 담당재판부,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총 5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앞서 이들은 이 부장판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불법감금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형사 고소한 바 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같은 날 천대엽 처장 명의로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를 법정모욕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법도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이들에 대한 징계 회부를 요청하며, 사태는 법원 대 변호인단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감치 재판의 법적 성격 – 형사·민사 재판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치 재판 자체의 법적 성격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감치는 형사소송법상 유죄·무죄를 판단하는 형사재판이나, 민사소송법상 권리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둘러싼 해외 구매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출시가 이뤄진 지 약 석 달이 지났지만 공급난과 높은 약값이 이어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더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일본과 인도로 눈을 돌렸다. 이들은 국내 제품을 김치자로, 일본 제품을 일본자로, 인도 제품을 인도자로 부르며 사실상 별도의 시장을 형성했다. 국내에서 마운자로는 지난 8월 중순 공식 출시됐지만 물량이 제한돼 대형 병원과 약국 위주로만 유통됐다. 일반 의원과 동네 약국에서는 여전히 구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졌고, 그 공백을 일본과 인도 현지 구매와 직구가 메우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특히 국내 가격이 일본·인도 등 해외보다 2~4배까지 비싼 상황에서, 해외 구매는 단순한 편법을 넘어 생활비를 줄이는 수단이라는 인식까지 낳고 있다. 일본으로 향하는 마운자로 성지 순례, 낮은 가격 문턱 가장 먼저 성지가 된 곳은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마운자로를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용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4주 분량 기준 일본 가격은 약 20만 원 수준인 반면, 국내에서는 28만 원에서 37만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촉발된 여야 충돌 사건에 대해 법원이 사건 발생 6년 7개월 만에 첫 1심 판단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2025년 11월 20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당직자 등 피고인 26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현직 의원 5명(송언석·이만희·김정재·윤한홍·이철규)은 모두 국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5백만원 미만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기준선인 벌금 5백만원 이상에는 이르지 않았다. 형사적 책임은 인정했지만 정치적 대표성을 일거에 박탈하지는 않은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해 마련한 의사결정 방식을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이자,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첫 사례"라고 규정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행동했고 사건 이후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치며 국민의 정치적 판단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요소를 양형 사유로까지 끌어들인 것은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일반예방과 국회선진화법의 입법 취지 측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낳을 수 있다. 특히 회의 폭력과 의사진행 방해를 강하게 제재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러닝·마라톤, 헬스 등 아마추어 스포츠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젤·액상 형태의 에너지 스틱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판매 13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안전성·표시·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제품별 당류·아미노산 등 주요 에너지 성분과 1포 가격(840~3,000원, 최대 3.6배)에 큰 차이가 있는 반면, 중금속·미생물·보존료 등 안전성 기준은 모두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류 위주 vs 아미노산 위주, 운동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소비자원 시험 결과, 에너지 스틱은 크게 당류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제품과 아미노산을 주로 함유한 제품으로 나뉘었다. 13개 제품 중 12개는 포도당·과당·설탕 등 5종의 당류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1개 제품은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었다. 열량 기준으로 보면, 당류 위주 12개 제품은 1포당 83~118㎉ 수준인 반면, 아미노산 위주의 제품은 16㎉에 그쳐 에너지 공급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탄수화물 함량은 1포 기준 2~29g으로 최대 14.5배 차이가 났으며, 이 가운데 당류(5종)만 놓고 보더라도 5~12g으로 제품 간 2.4배
미 연방 파산법원이 옥시콘틴(OxyContin) 제조사 퍼듀 파마(Purdue Pharma)의 최신 파산 계획안을 사실상 승인하기로 하면서, 20여 년간 이어져 온 미국 옥시콘틴 책임공방이 중대 분기점을 맞고 있다. 색슬러(Sackler) 가문이 15년에 걸쳐 최대 70억달러를 부담하고 회사 지배권을 포기하는 대신, 퍼듀 파마는 공익 목적 회사를 표방하는 크노아 파마(Knoa Pharma)로 전환해 향후 수익을 옥시콘틴 위기 대응에 쓰는 구조다. 이번 합의에는 옥시콘틴 유행으로 피해를 입은 수만 명의 개인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금을 지급하고, 주·지방정부에 대규모 재원을 배분해 중독 예방과 치료, 과다복용 사망 감소에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에서 1999년 이후 옥시콘틴 관련 사망자가 90만명을 넘는 가운데, 이번 합의는 퍼듀 파마를 둘러싼 법적 책임의 -마지막 정산-에 가까운 조치로 평가된다. 대법원 제동 이후 손질된 70억달러 합의 구조 이번 계획안은 지난해 미 연방대법원이 기각한 이전 합의를 대체하는 수정안이다. 당시 대법원은, 옥시콘틴 사태에 대한 광범위한 민사 면책을 색슬러 일가에 부여하는 방식이 파산법 체계상 허용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주의: 본 기사는 작품 주요 전개와 결말 관련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당신이 죽였다’는 두 가지 형태의 가정폭력에 노출된 두 여성, 은수와 희수가 폭력의 반복을 끊기 위해 ‘시신 없는 범죄’를 설계하고 도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는 스릴러다. 어린 시절 폭력적 아버지 아래에서 트라우마를 지닌 은수와 남편 진표의 통제와 폭력에 갇힌 희수의 연대가 서사의 축을 이루고, 은수가 희수의 집에서 폭력을 목격한 뒤 자신의 과거 악몽이 재현되는 현실을 멈추기 위해 ‘함께 남편을 없애자’는 급진적 제안을 내놓으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공모’의 국면에 진입한다. 희수 역시 반복되는 폭력의 종식을 위해 이 계획에 동의한다. 생존, 연대, 그리고 윤리의 회색지대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극한 상황에서 약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통로가 얼마나 협소한지 보여준다. 두 여성의 연대는 폭력의 사슬을 끊기 위한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법과 도덕의 경계에서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 전반은 가정폭력 현실과 이를 둘러싼 제도적 무방비 상태, 법적 사각지대와 취약점을 드러내며, 폭력에서의 탈출이 왜 개인의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관련 팩트시트를 직접 발표하며 이번 경주 합의의 주요 내용을 국민과 언론에 설명했다. 특히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승인 등 민감한 사안을 둘러싼 미국 행정부 내 의견 조율에 시간이 걸리면서 팩트시트 확정과 공개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공동 발표문에서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을 떠받치는 "핵심축"으로 규정하고, 기존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산업·통상·원자력·디지털 규범까지 포괄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전략산업 투자와 관세 조정이 결합된 대형 패키지 딜 이번 합의문는 두차례에 걸처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양측은 먼저 조선, 에너지, 반도체, 제약, 핵심 광물, 인공지능·양자컴퓨팅 등 전략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확대해 양국 경제안보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선박 건조 분야에서 1천5백억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 투자"로 인정했으며, 추가로 2천억달러에 이르는 전략 투자 약정을 양국 대표가 서명할 예정인 양해각서(M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