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오늘 전국법관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제’ 등에 대한 반발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국회와 사법부의 충돌이 정면으로 드러났다. 법제사법위원회는 헌법재판소법 개정 대안을 처리하며 ‘확정판결’에 한정하고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 ‘적법절차 위반’ ‘명백한 기본권 침해’ 같은 제한 사유를 두는 방식으로 제도를 구성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대법원이 최고법원인 이상 사실상 4심제가 된다”는 프레임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 프레임은 헌법의 권한 구조를 단선적으로 읽는 데서 출발하며, 그 자체로 심각한 논리적 비약을 포함한다. 이 글은 법원 측 주장의 고리를 하나씩 분해해 반박한다. 한눈에 보는 쟁점: 독자가 가장 헷갈리는 3가지 이 논쟁이 자꾸 꼬이는 이유는 ‘재판’ ‘최고법원’ ‘최종심’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제도를 한 단어로 덮기 때문이다. 핵심만 칼같이 정리하면 다음 세 문장이다. 헌법재판소는 ‘대법원 위의 법원’이 아니다. 헌재는 대법원·각급법원으로 이어지는 법원 체계 밖에 있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재판소원은 ‘한 번 더 재판해 달라’는 상소가 아니다. 증거를 다시 보고 사실을 다시 따지는 절차가 아니라, 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면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또 한 번 정면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겨냥한 범죄만큼은 사면을 원칙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하위 법률로 묶는 건 헌법 79조 위반”이라고 한다. 다만 이 지점에서 헌법 조문을 직접 확인하면, 논의의 전제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과 별개로, 헌법 제79조는 사면권의 행사와 관련한 사항을 ‘법률로 정한다’는 문언을 두고 있다. 여야 입장: ‘헌정질서 수호’ vs ‘권한 침해’ 민주당은 개정안이 헌정질서를 직접 겨냥한 범죄에 대한 사면 남용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사면 제한 대상을 형법상 내란·외환 범죄로 특정하고, 해당 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을 원칙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사면이 필요할 경우에는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 동의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사면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입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헌법이 사면권을 대통령 권한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하위 법률이 특정 범죄군을 일률적으로 ‘원칙 금지’로 묶
미국 연방대법원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지난 10여 년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에 따르면, 2018년 59%였던 대법원 신뢰도는 2022년 47%로 급락한 이후 여전히 4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법부의 중립성이 의심받기 시작한 결과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역설적으로 '인공지능(AI) 판사'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스탠퍼드 대학과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절반이 재판 보조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인간 판사의 주관이나 정치적 성향이 개입될 바에야 데이터에 기반한 기계적 중립이 낫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사법부, OECD 평균 밑도는 신뢰도… 'AI 재판' 목소리 커져 한국 사법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40%대 초반에 그쳤다. 이는 OECD 국가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결의 일관성 부족과 폐쇄적인 엘리트 중심의 법조 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는 "차라리 AI
우원식 국회의장은 22일 “혹시 열릴 개헌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로 「국민투표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며 여야를 향해 개정 논의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0년 넘게 국민투표법이 위헌 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같은 날 발표한 헌법개정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개헌 찬성 여론이 10명 중 7명 수준으로 확인되자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2014년 헌재 ‘헌법불합치’ 이후 입법 공백…재외국민 투표권 보장 규정이 쟁점 국민투표법 개정 필요성의 배경으로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거론된다. 헌재는 2014년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재외국민으로서 국내거소 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명부에 올리도록 한 조항에 대해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가 제한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5년까지 제도 개선을 권고했지만 법 개정이 미뤄지면서 10년 넘게 입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국민투표법이 정비될 경우 개헌 논의가 제도적으로 가속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개헌 범
최근 FRANCE 24 English 채널은 다시 교과서로: 디지털 교육을 철회하는 덴마크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교과서 도입 등 공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디지털 교육의 선두 주자였던 이 나라가 최근 아날로그 교육으로의 회귀를 선택하며 정책 방향을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 교육의 '성지'에서 나타난 균열 지난 2010년대 중반, 덴마크 정부는 디지털 역량을 핵심 학습 목표로 설정하고 종이 교과서 없는 교실을 구현했다. 모든 수업에 온라인 플랫폼과 학습 관리 시스템(LMS)을 도입했으며,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국 단위의 원격 수업을 차질 없이 운영하는 토대가 되었다. 당시 덴마크의 모델은 미래 교육의 표준으로 칭송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면적인 디지털화의 이면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학생들이 수업 중 학습 기기를 이용해 게임이나 동영상 시청 등 딴짓에 몰두하면서 교실 내 집중력이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덴마크 청소년(13~18세)은 하루 평균 5.5시간을 스마트폰에 소비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 악화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현직 부장판사의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071%, 약 4km 운전) 감봉 3개월 징계를 계기로, 법관 징계 수준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형사처벌은 일반 국민과 동일한 절차를 따르지만, 징계는 대법원 소속 법관징계위원회가 담당한다. 문제는 징계 수위가 국민이 기대하는 도덕적 책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과, 이를 결정하는 위원회의 구성과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징계가 약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법관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제도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 법관징계위: 법관 과반과 외부위원도 법조 중심 현행 법관징계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대법관이 맡고, 법관 3명과 외부위원 3명이 포함된다. 형식상 외부위원이 존재하지만, 자격은 변호사·법학교수 등 법률전문가로 한정된다. 또한 위원 전원을 대법원장이 임명·위촉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법조 공동체 내부 평가’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외부 통제보다는 사법 내부 자율통제에 무게가 실린 설계라는 평가다. 징계 종류 역시 정직·감봉·견책 세 가지뿐이다. 해임·파면은 징계로는 불가능
러·우 전쟁 4주년을 앞두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주한 러시아대사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교부가 철거를 요청했으나 대사관 측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점은 한국 정부가 나토(NATO)의 ‘우크라이나 우선 지원 목록’ PURL(Prioritised Ukraine Requirements List) 참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직후와 겹치면서, 한·러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외교부 철거 요청에도 ‘미철거’…비엔나협약상 강제 조치는 난제 2월 22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외벽에는 러시아어로 “Победа будет за нами(승리는 우리의 것)”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외교부는 해당 문구가 러·우 전쟁을 연상시켜 한·러 간 불필요한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며 철거를 요청했지만, 대사관은 22일 기준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직접 강제철거에 나서기 어려운 것은 외교공관의 불가침을 규정한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상 공관 시설물에 대한 국내 당국의 직접 집행이 구조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승리는 우리의 것”…2차대전 ‘나치 독일’에 맞선 전시 구호의 부활 현수
네이버가 중단됐던 뉴스 제휴 심사를 3월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었다. 네이버-카카오 공동기구였던 제평위 체제가 멈춘 뒤 네이버 단독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량-정성 지표를 늘리고 정책-심사-평가-이의 기능을 나눠 로비와 위원 편중 논란을 줄이겠다는 설계를 내세웠다. 그러나 제휴와 제재, 이의 판단의 실행 주체가 결국 ‘위원’이라는 점에서,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정당성, 그리고 국민적 대표성 괴리가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표 확대와 권한 분산에도, 결국 ‘위원’이 언론을 재단한다 네이버는 제휴 심사를 정량-정성 각 50점으로 나누고 기사 생산-자체기사 비율-탐사보도 제출-윤리강령-개인정보-이용자위원회 운영 등 다수 지표로 세분화해 특정 개인의 영향력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정책위는 규정을, 제휴심사위는 신규 입점을, 운영평가위는 제재를, 이의심사위는 분쟁을 맡는 구조로 권한을 분산했다고 제시했다. 다만 제휴 여부와 제재 판단이 언론의 유통과 수익, 나아가 보도 관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결과적으로 언론의 생존과 방향을 좌우하는 권한은 여전히 ‘위원’ 판단에 수렴한다. 위원 직군 쿼터가 불러온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포괄적 글로벌 관세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시행해 온 이른바 ‘리버레이션 데이’(Liberation Day) 글로벌·국가별 관세의 상당 부분을 무효로 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에 중대한 타격을 줬고, 무역정책 권한의 중심을 의회로 되돌렸으며, 환급 절차와 행정부의 다른 법에 근거한 조치 가능성을 둘러싼 2차 파장을 불러왔다. 판결 요지·적용범위 - IEEPA 관세는 무효 ... 232조 관세는 유지됐다 대법원은 6-3 다수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IEEPA를 동원해 관세를 부과한 행위가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수입세 부과 권한이 본질적으로 의회에 있고,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려면 명확한 의회 승인에 근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리버레이션 데이로 불린 글로벌·국가별 관세에 적용됐고, IEEPA를 근거로
국립중앙박물관이 2026년 설 연휴 기간(2월 16일부터 18일까지, 17일 휴관)에 8만6,464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연휴형 문화 소비’의 대표 공간으로 재확인됐다. 연휴가 끝난 뒤에도 ‘ 더 쉰 사람들’과 주말 관람객을 겨냥한 콘텐츠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주말, 도심에서 ‘짧고 굵게’ 문화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을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설 연휴 관람객은 2024년 3만2,193명에서 2026년 8만6,464명으로 2024년 대비 168.6% 증가된 수치이다. 이번 급증의 배경으로 박물관은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과, 상설전시실 1층 ‘역사의 길’에서 진행 중인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전시를 함께 언급했다. 연휴 관람이 ‘특정 전시만 찍고 나오는 방문’이 아니라, 상설과 특별전을 결합한 체류형 관람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말 포인트 1 |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 22첩을 연결해 만나는 국토의 스케일 2월 12일부터 상설전시실 1층 ‘역사의 길’에서 시작한 ‘대동여지도를 펼치다’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22첩을 ‘전체 펼쳐’ 전시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22첩을 모두 연결하면 세로 약 6.7m, 가로 약 3